LG 코드 제로 A9과 A9S의 배터리팩들이다. DIY 카페에서 폐기급을 구매한 것인데 팩당 3,300원에 택배비 4,000원. 총 20팩을 1차 구매했고, 배터리 품질의 문제가 많다는 피드백 때문인지 카페에서 1차 구매자에 한 해 2차 할인 판매를 팩당 2,200원에 했다. 물타기라고 해야 하나... 20팩을 추가 구매했고, 총 40팩에 66,000원 + 44,000원 + 택배비 6,000원 = 총 116,000원을 폐배터리에 투자했다.
잘한 투자라고 보이진 않는다. 왜냐면 분해한 배터리들의 품질이 진짜 폐급이기 때문. A9 배터리팩에 들어있는 배터리는 1900mAh 짜리 중방과 고방 사이의 배터리라 할 수 있고, A9S 배터리팩에 들어있는 배터리는 2600mAh의 고방전 배터리다. 1차 구매 20팩 중 A9S 팩은 5개, 2차 구매는 4팩이 들어있었다. LG 로봇청소기용 배터리팩이 5개 추가로 들어있어서 확인해 보니 중방 2600mAh 정도로 보인다. (데이터시트는 확인 안 해봄)
이렇게 총개수가 280개 + 20개 = 300개의 18650 배터리를 116,000원에 구매한 셈이니 개당 387원인 건데, A9S 배터리팩의 배터리는 500원으로 쳐서 31,500원이라고 치고, A9 팩에 들어있는 배터리는 대략 320원대에 구매했다고 봐야겠다.
예전이라면 이런 폐 배터리급은 개당 백원 정도 했던 것으로 아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중고 배터리팩이 많이 나오지 않는 추세이다 보니 이 정도 가격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개인적으론 그리 합리적인 구매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구매한 배터리는 최대한 잘 살려서 활용해야 할 터... 20팩을 분해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부침을 느꼈다. 혹자는 아크릴 칼과 커터 칼, 그리고 망치를 이용해서 분해한다고 하는데, 한두 개 정도야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10팩이 넘어가면 그 방법으로는 케이스 분해만으로도 하루가 꼬박 갈 수가 있다. 필자는 마이크로 그라인더 Dremel 4000을 이용해서 분해를 했는데 그라인더를 사용하면 발생하는 분진으로 주변이 난장판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코드 제로 A9 배터리팩이 참 설계를 그지같이 한 것이, 공구 배터리와는 달리 배터리팩을 분해하지 못하게 본딩 처리를 해놨고, 그마저도 쉽게 가르지 못하게 후크로 막아놨다. 세 번째 사진의 후크 부분을 커팅 하는 데는 실톱 또는 줄톨이라고 하는 공구를 사용해야 가장 좋은데 다이소나 동네 철물점에서도 실톱은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그나마 튼튼한 화신 가위로 힘을 줘서 '툭'하니 끊어냈다.
LG 코드 제로 청소기 회로도 잠기는 건 마찬가지고 A9의 회로의 경우 Lock을 푸는 방법이 있고, A9S는 아직 Lock이 걸리면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미 배터리팩 방전된 상태에서 구매한 필자 같은 경우는 A9S 팩의 회로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재활용의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
잠시 찾아봤더니...
회로를 재활용해 보려고 했는데 저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상황이니 의미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정품 팩의 경우는 저런 나사구멍도 없고 강제로 뜯는 방법밖에 없는데, 후크 부분은 실톱을 써서 잘라내는 방법이 최선 같아 보인다.
결국 타오바오를 통해 주문했다. 넉넉하게 열흘이나 보름 후에 받아보겠지만...
맨 아래 알루미늄 합금 고정 클립은 배터리 고정 지그로도 활용 가능해 보여 구매했다. 실톱은 일단 목공이나 플라스틱용을 구매했지만, 다른 날들도 다양하게 있으니 향후 필요에 따라 추가 구매할 생각이다.
실톱은 DIY용 케이스의 사각형 가공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최소 0.15mm 날도 있으니 초미세 가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알리에서 11.62불에 구매한 열풍기인데 이거 바람은 약하나 온도가 생각보다 강하게 작용해서 200도 이상은 꽤 조심해야 한다. LG코드제로 배터리팩은 200도로 맞춰서 밑판을 약 20~30초간 가열해주면 안쪽의 밑판 접착패드가 쉽게 떨어진다. 이런 공구가 없다면 드라이기로라도 밑판을 가열해서 접착패드를 떼어내야 한다.
추가내용 :
DIY 카페에서는 냉동실에 30분 정도 넣었다가 빼서 고무망치로 빗겨치기 하면 하우징이 잘 분해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시도해봤으나 잘 안되었고, 자칫 다른 곳에 금이 가거나 회로에 충격이 가는 것 같아서 몇번 해보다가 시도하지 않았다.
잠깐 더 고민을 해본다음 아하! 멀티커터!!!
의외로 정밀 가공이 가능한 도구가 멀티커터였던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바로 적용해보니 아주 잘 되었고, 분진도 Dremel 보다 훨씬 적게 나왔다.
깊이는 모서리가 0.5cm가 마지노선이고, 옆면 위 아랫면은 3mm 정도 파 내려간다고 계산하면 된다. 더 파면 바로 배터리를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멀티커터를 이용하니까 후크 부분도 아주 간단하게 해결됐다. 1개 팩 분리하는데 3분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