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및 16850, 21700 배터리를 다루기 위해서는 DC 전원공급장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구매해서 사용하는 5v, 9v, 12v, 24v... 등등의 어댑터도 역시 DC 전원공급장치이다. 문제는 이런 어댑터들의 전류량이 매우 낮다는 것. 고전류 제품의 경우는 아래처럼 가격이 꽤 높다.
그럼 이 파워들이 정격 출력을 해줄까? 천만의 말씀! 상당수가 뻥 스펙이고, 제대로 스펙을 기재했더라도 100% 성능을 내주지는 않는다. 최대치를 표기했을 뿐이지만 그 최대치의 성능을 발휘해 줄지 만무하다.
일반적으로 PC의 파워서플라이를 많이 접해 본 사람들은 1500W 급의 파워가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위의 제품들을 보면 현혹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PC 파워만큼의 안정성은 당연하게도 없다. 쓰이는 부품의 퀄러티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의문점이 들 수 있다.
- 왜 고출력의 전원공급장치가 필요한가?
- 고출력의 안정적인 DC 파워서플라이는 어디서 찾을까?
DIY를 하거나 배터리를 다루는 경우뿐만 아니라 고출력의 전원공급장치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필요하다. 배터리를 다루는 분야에 한정하더라도 충방전에 의외로 많은 전류량이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를 다루다 보면 24V, 36V, 48V, 60V 정도까지 흔하게 필요한 전압이 다르다. 더 큰 배터리팩은 더 높은 전압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60V 정도의 전압까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전자, 전기 장비를 다루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변 DC 전원공급장치의 모듈이다. 이 자체로 전원을 공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모듈이라 전압, 전류 등을 조절해 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 브랜드의 제품도 RD6012, 6020, 6024 등이 있고, 6030은 1800W까지 전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이다. 이 제품의 스펙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60V에 1800W 이상의 전원공급장치가 필요한데, 68V에 2500W 정도의 파워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일반적인 전원공급장치가 있을까? 찾아보기 쉽지 않다. 물론 시선을 약간 돌리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바로! 서버용 파워서플라이를 구하는 방법이다.
서버용 파워서플라이는 그 뉘앙스에서 가격이 무척 비쌀 것이라 평소 인식되어 있지 않나?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에서 폐기되는 서버들이 상상이상으로 많고, 그와 함께 파워서플라이도 세트로 버려진다. 그걸 재판매, 재활용하는 업체들이 중국에는 널려있고 이베이, 타오바오, 1688 등에도 중국 셀러들이 지배하고 있다.
필자는 1688을 통해 HP의 1200W 제품을 2개 구입했는데 결론적으로 구매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조금 비싸게 샀기 때문...
배송비 포함해서 267위안 = 50,730원 (환율 190원으로 계산)인데 1대당 25,365원이고, 배대지를 거쳐서 와야 하기 때문에 배송비는 대당 3~4천 원씩 붙는다고 보면 된다. 최종 1대당 28,000원 선에 받아보는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아직 배송 중이다.)
그런데, 좀 더 싸다고 인식되는 1688보다 의외로 더 싼 곳이 있다. 바로 Taobao이다.
앞서 1688에서 대당 25,365원에 구입한 HP 1200W 골드급 DPS-1200FB A 가 타오바오에서는 12,502원이다. 반값이다. 산수를 잘 못해서 60V를 만들기 위해 12V 4대를 구매하면 되는 줄 알았다. 이 글을 쓰면서 깨닫고는 2대를 더 구매했다. 예비 1대를 포함해서 총 6대를 구매했다. 대당 16,828원에 산 셈. 국내 배송비를 감안하더라도 대략 2만 원 선에 구매하지 않았을까.
- 플래티넘급과 골드급은 무슨 차이인가?
- 왜 플래티넘급으로 5대 연결(60V)을 하지 않고 골드급으로 하는가?
HP 1200W 서버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모델별로 구분이 가능한데,
골드급 : DSP-1200FB A, HSTNS-PD19
플래티넘급 : DPS-1200SB A, DPS-1200FB-1 A
골드급과 플래티넘급의 차이점은 전력효율인데, 플래티넘급은 94%의 전력효율을 보여주고 골드급에 비해 입력 A가 다르다. 200V-240V 입력 전류값의 경우 골드급은 7.8A가 필요한 반면, 플래티넘급은 6.6A만 필요하다. 꽤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왜 골드급으로 5대를 연결하려고 하는가? 당연히 가격 때문이다. 제작에 실패하더라도 금전적 대미지를 좀 줄일 수 있고, 처녀작의 경우는 무조건 저렴이로 가는 것이 좋다. 또한 향후 당분간은 서버 파워의 공급이 마르지 않는 샘물 급이라서 구하는데 부담도 없다.
Rev. 는 세대를 의미하기보다는 생산 주기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크게 의미는 없어 보인다. 차후에 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언급해 보겠다.
위의 오리지널 버전 (단자 미개조 버전) 이외에도 단자개조버전이 있는데 가격은 별 차이가 없다. 아마도 비트코인 채굴 시 사용됐던 녀석들이 풀린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필자는 필요에 의해 12V 단독 사용 용도로 Dell 2700W를 구매했다. HP 플래티넘급 2대는 24V로 연결할 생각이다.
아래처럼 단자 개조 버전은 24V나 48V, 60V...로의 개조가 되려 까다롭기에 단독 사용 구매로 적당해 보인다.
서버용 파워서플라이 역시도 약간의 여유 전압과 전류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12V --> 13.8V로의 조정도 가능하다. 5대를 연결하면 69V의 전압도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RD6030이 7V-70V까지 입력 전압 범위이니 기준에 부합한다. 5대를 연결하면 정격 6,000W이지만 5,000W를 권장한다고 한다. 이렇게 5대를 연결한다고 해도 차단기 내려가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버용 파워서플라이의 안정성은 이미 무수한 사례로 검증이 돼 있고, 장치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애초에 서버 시장에 공급되지도 않았다. 서버용 파워서플라이의 브랜드 또한 가릴 필요가 없다. 단지 HP의 제품이 공급이 많아서 가격이 저렴할 뿐이다. 저렴할 때 필요한 만큼 쟁여두자.